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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잡담

비전공자 출신 개발자 첫 이직 후기

by BK0625 2024.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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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으로 이직!

 

오래간만의 포스팅으로... 개발자로써 첫 이직 후기를 작성해본다. 물론 인턴까지 합치면 두번째 이직이지만 정식 개발자로써는 처음 이직...

 

 

나는 인턴이 끝난 이후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작은 중소기업에 다녔다. 시드 단계의 스타트업과 해당 기업 두 곳 다 붙었지만 해당 기업이 좀 더 핵심적인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 그리고 연봉의 차이로 인해 해당 기업을 골랐다. 그리고 이직 후 한 달만에 내 생각은 완전히 틀렸음을 알 수 있었다.

 

 

모든 중소기업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오래된 중소기업이 작은데는 다 이유가 있다. 나는 거기서 모회사의 erp를 개발하는 업무를 맡았다. 기존 윈도우 프로그램으로 개발된 erp를 웹으로 개발하는 업무였다. 처음에 해당 페이지의 스펙만 있으면 shell script를 돌려서 리액트 코드가 뚝딱 나오는 상무의 기술에 놀랐었다. 하지만 그게 끝. 내가 맡은 업무는 스크립트를 돌려서 나오는 리액트 코드를 기존 erp 화면과 동일하게 퍼블리싱 하는 업무. 그리고 인라인 css로 작업을 지시 받았다. 나중에 하나로 묶으면 된다면서...

 

 

그렇게 조금씩 업무 교육을 받으면서(물론 제대로 업무를 알고 있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들어도 잘 몰랐다.) 퍼블리싱 작업을 한 달 가량 이어진 후... 모회사의 담당자가 원하는데로 화면을 다시 설계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미 퍼블리싱을 대충이나마 다 해놨는데(그것도 인라인으로..) 갑자기 맘에 안든다면서 화면을 패드로 쓱쓱 그리기 시작. 나중에 알고 보니 화면 그리는건 드래그 같은 걸로 하는 줄 알았단다. 결국 동일 업무가 지속해서 무의미하게 반복이 되고 해당 불만을 상무에게 얘기해봐도 돌아오는건 곧 업무를 주겠다...하고 안 줌!

 

 

 

개발자가 두 명인데 공수가 더 드는 graphql을 쓰는 것도 이해가 안갔고 리액트 코드는 하나의 페이지를 이루는 코드가 전부 한 파일 안에 들어 있었다. 서버는 express와 타입스크립트를 썼는데 무슨 이유인지 타입 에러가 오지게 나는데도 개발환경은 돌아갔다.(상무는 vi 써서 타입에러나는지 몰랐다. 즉 의도한게 아니란 소리...)

 

이 결과 드는 생각

 

바로 그거슨 탈주

 

이렇게 이직을 결심한게 작년 5월.

 

문제는 그 시기가 바로 코로나 버블이 터지며 개발자 채용 시장에 한파가 오기 시작한 시기였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회사 다니면서 20여번의 면접을 보았다. 서류는 더 많이 넣었고. 개발자 시장에 한파가 찾아오면서 개발자 몸값은 낮아지고 이직은 더 힘들어졌다. 비전공 개발자 경력 3개월 차가 이직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결국 작년 겨울부터는 이직 생각을 잠시 접고 공부를 더 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행히 그 시기에는 회사에서도 업무를 거의 주지 않아 내 개인 공부의 시간을 가졌다. 지금 와서 보면 내가 좀 더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였지만 그 때 당시에는 이렇게 물경력이 쌓여서 개발자 커리어가 망가지는게 아닐까 하며 걱정이 많았다.

 

 

불안함에 이것저것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운이 좋게도 올해 봄부터 외주도 하나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름 즘 헤드헌터에게 온 면접제의. 시리즈 A단계의 스타트업이였다.

 

전부터 스타트업에 가지 않았던 내 결정을 후회 했기 때문에 더 면접을 준비해서 갔던 거 같다. 그리고 면접 날... 나는 다대일 면접인 줄 알았다. CTO랑 팀장급들 세네명이 들어온다고 미리 전해 들었으니까. 근데 내 옆에 두 명이 앉아있었다. 심지어 경력이 9년차, 4년차. 

 

음...뭐지 싶었다.

 

아무리 경력을 감안한다 해도 옆에서 더 퀄리티 좋은 답변이 나올 확률이 높았고 나는 뭐 들러리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시작된 면접. 면접관 중 한 분이 정말 날카롭게 질문을 하셨다. 우리가 본 코딩테스트의 코드를 직접 수정해가며 이렇게 수정되면 시간복잡도가 얼마나 변할까요 같은 질문부터 누군가가 답변을 하면 다른 사람의 의견도 물어보는 등 면접이 참 빡셌다. 한시간 반쯤 진행된 면접에서 절반이 지났을 때부터는 오히려 편하게 봤던거 같다. 떨어진 줄 알았지.(해당 면접관 님은 무려 카이스트 석사 출신 개발자로써 내 직속 팀장님이 되셨고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계신다.)

 

그리고 다시 구디로 돌아오고 이틀 뒤 합격 문자가 날아왔다.

 

정말 기뻤고 연봉을 깎아서라도 가야겠다 싶었다.

 

다행히 연봉은 조금이나마 올려서 갔고 그렇게 스타트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사실 입사하고 3달은 훨씬 지났는데 수습은 끝나고 올려야겠다 싶어서...ㅎ

 

본격적인 스타트업 생활

확실히 스타트업이다. 일이 많았다. 본격적으로 업무에 투입된건 입사하고 한 달 쯤 지나 회사의 B2B 서비스 개발을 맡게 되었다. 일정이 촉박했기 때문에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도 출근을 해야 했다. 코드리뷰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참 힘들었던 시기...

 

 

그렇게 한달이 지나고 이번에는 B2C 서비스인 회사 메인 서비스 개발로 팀을 옮기게 되었다. 새로 팀장님이 되신 분은 프론트엔드 시니어 개발자로써 좋은 개발자 문화를 만들고자 하셨다.

 

 

- 일단 pr을 올리면 팀원 전부가 코드리뷰를 한다. 

- 업무는 최대한 잘게 쪼게서 팀원들이 코드리뷰를 편하게 할 수 있게 한다.

- 업무를 노션에 정리 후 업무별로 공수 시간을 정한다. 공수시간은 주당 30시간으로 나머지 10시간은 다른 팀원 코드리뷰 시간으로 가진다.

- 프론트엔드, 백엔드 업무를 나눈다.(기존에는 기능별로 업무가 분배 되었다)

- 매일 10분 정도의 스크럼 시간을 가지며 서로의 업무 상황을 공유한다.

 

 

물론 난 퍼블리싱이 전 회사에서 쌩 css 인라인으로 적은 경험 밖에 없어서 프론트엔드 업무를 할 때 퍼블리싱에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 팀원들에게 사과한 적도 있지만.. 해당 프로세스로 코드는 더 클린해지고 단단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도 확실히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한 줄의 코드를 짜도 역시 시니어들이 생각하는 깊이는 차원이 달랐다. 그들의 코드를 보고 배우는게 많다.

 

업무는 확실히 강도가 있지만 B2C 서비스로 옮기고 나서는 확실히 내가 배우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팀장님들도 너무 좋고(정식 팀장님은 한 분이지만 사실상 프론트엔드 팀장님, 백엔드 팀장님 두 분이 계신다.) 뭐 하나 물어보면 두개에서 세개는 더 알려주시니 내가 따라가기가 벅차 죄송할 정도다.

 

특히 백엔드 팀장님께는 참 많이 배운다.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개발 경력도 있으셔서 데이터베이스에 조예가 깊으시고 백엔드 적인 지식을 물어봤을 때 백엔드 로직 부터 데이터베이스 쿼리 및 시스템까지 정말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백엔드 개발자로써 참 많이 배우고 있다.

 

 

힘들 때는 가끔씩 널널했던 전 직장이 생각날 때도 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이 스타트업에서 얼마나 더 근무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많이 성장하고 좋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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